🎬 허가영 감독 〈첫여름〉 기반 모의 글쓰기 시험
제시문
허가영 감독의 단편영화 〈첫여름〉은 노년 여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며,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와 삶의 존엄을 질문한다. 영화는 대사보다 침묵과 몸짓, 반복되는 일상, 공간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보편적 성찰을 요구한다.
문제 1 (40점)
〈첫여름〉은 ‘존엄’과 ‘고독’을 중요한 주제로 제시한다.
- 당신이 생각하는 노년의 존엄은 무엇인가?
- 이를 본인의 경험이나 관찰을 바탕으로 논술하시오.
(600자 이내)
문제 2 (60점)
영화는 인물의 몸짓, 주변 사물, 공간의 분위기를 통해 세월과 기억을 시각화한다.
- 영화 속에서 노년을 표현하는 데 인상 깊었던 장치(예: 촬영, 편집, 사운드, 공간 활용 등)를 하나 선택하여 분석하시오.
- 그 장치가 관객에게 어떤 정서적·철학적 의미를 주는지 설명하시오.
(800자 이내)
내 답안
문제 1 답안
노인의 존엄은 심장박동기이다. 우리 집 골목은 응답하라 1988의 골목 배경과 비슷하다. 집을 나서거나 귀가할 때 대문 앞 평상이나 아예 의자를 놓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인 이웃이 많다. 그들은 서로 얘기하지도 않는다. 그저 파리를 쫓거나, 앉아 있을 때 냄새가 나니 골목에 있는 하수구를 장판으로 막아놓는 일이 전부다. 어쩌다 골목에 배달원 등 타인이 오면 골목 반대편으로 나갈 때까지 구경하다가 이내 다시 부채질하며 허공을 응시한다. 그들의 삶은 참으로 무료해 보인다. 그들에게 의무적인 인사를 건널 때마다 그들을 과연 살아있는 걸로 볼 수 있는 건가는 생각이 든다. . 명절 때마저도 골목에 앉아 밖으로 새는 소리를 엿듣는 "건강한" 그들을 보면 건강이 최고라는 말도 어딘가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 일만 하다 늙어버려진 노인들에게는 심장박동기가 필요하다. 그들은 심정지 상태이지만 사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건 남일이 아니다. 원치 않은 이직 등으로 노는 기간이 생겼을 때 어머니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심작박동기로 비유할 수 있는 노인을 위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문제 2 답안
영화에서 노년을 표현하는 데 인상 깊었던 장치는 미시적으로 거시적으로 동시에 작용하는 아이러니이다. 감독은 노년의 뒷모습을 과장되었다고 느껴질 만큼 폭로한다, 노년의 성과 사랑, 가족 간의 갈등, 담배 등을 생경하게 묘사함으로써 관객은 비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관객은 곧장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왜 비현실감을 느꼈는지, 그동안 얼마나 노인에게 무관심했었는지. 관객은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통해 평소에 얼마나 편견과 선글라스를 통해 노인을 바라봤는지를 깨닫게 된다. 감독은 질 수 없는 싸움을 아이러니를 통해 만든 것이다. 관객은 노인의 색다른 모습들을 애써 받아들이거나 당연 시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플롯의 구조로도 아이러니함을 극대화한다. 영화의 시작은 검은 배경에서 트로트 음악이 울려퍼지며 시작된다. 영화관에서 울려퍼지는 정제되지 않은 트로트 음악은 관객을 일상적인 관념의 노인으로 이끈다. 거기에 더해, 오프닝에서 의도적으로 어두웠던 화면 밝기, 그 사이에 스쳐 지나갔던 건조 중인 빨랫감이 관객들에게 제한된 정보가 되어 화면의 특정한 인물보다는 상상을 통해 노인의 삶을 인식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초반부의 모든 씬에서 인물, 배경, 미장센은 모두 한국의 여성 노인들이 사용할 법한 것들이다. 이렇게 영화는 관객을 일상적인 관념의 노인으로 이끈다. 그러다 영화가 진행되며 댄스장 등을 거쳐가며 관객의 생각을 흔든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성과 사랑, 가치관의 대립 등을 대차게 까발리며 마무리한다. 결국 영화는 아이러니을 이용하여 노인의 관념을 확장함과 동시에 새롭게 표현한 것이다.